CABALⅡ THE NEOFORCE ERA

한 사람이 있었다

오래 전 밀레니엄 스톰이 인간의 땅과 괴물의 땅을 가르기도 전에, 한 청년이 위대한 꿈을 품고 있었다. 그는 역사상 가장 견고한 울타리 아래 수천 년이나 지속된 '고제국'의 가르침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그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통제를 연구 중이었다. 청년에게 통제란 규칙에 어긋난 것, 진리에 반하는 것,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는 인류를 측은히 여기고 길을 인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청년의 야심에 찬 연구는 예측 가능한 한계에 도달했다. 인간의 육체는 시간 앞에 무기력하게 늙고 썩어갔다. 총명했던 머리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둔해졌다. 그때 그의 내면은 이미 균형을 잃었다. 한때 청년이었던 늙은이는 제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간임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법칙을 찾아 옛 땅을 헤매다

고제국 멸망 이후 혼란과 타락에 빠진 인류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청년은 자신의 의지를 영생과 맞바꿔 테오도어란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다만 불완전한 영생이었다. 육체에 갇혀 죽어가는 일은 멈췄어도 여전히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테오도어의 야심은 어느덧 영생을 위해, 그리고 그 이후의 미래를 위한 좁은 바다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그는 영광의 옛 땅으로 다시 돌아가고자 했다. 테오도어는 모든 개척 역사를 통제했고 항상 가장 먼저 새로운 발견을 해냈다. 그는 ‘12법칙’이라 불리는 무언가를 절실히 찾고 있었다. 음혼에 오염된 괴물도, 개척 이후 거대한 두 세력으로 갈라져 전쟁을 계속했던 두 카르텔도 테오도어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다.

열쇠, 슈라의 딸

통제가 테오도어를 몰아세운 건 역설적인 일인가, 자연스러운 일인가? 인위적인 제어는 결국 의심을 낳고 우리를 한곳에 모이게 했다. 인류는 레테섬에서 한 여자아이가 실종된 날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지 알지 못할 것이다. 테오도어는 우연히 그곳을 지난 한 영웅이 그의 의지를 치열하게 붙들고 늘어질 줄 몰랐을 것이다. 테오도어에게 묻는다. 그대는 진정 프레이 언덕도시에서 발견된 법칙의 조각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는가? 사막요새의 모래바람이 그 혼란을 가리지 못했다는 사실을 모른 척할 셈인가? 그대가 라인펠트의 육체를 손에 넣기 위해 그 긴 시간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던 그날, 그대의 앞을 막아선 한 인간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는가? 그리고 슈라의 딸 에오스가 어떤 의미인지 테오도어, 당신은 진정 몰랐던가.

끝나지 않은 싸움

우리의 의지 또한 그를 통제한다. 지금 우리 앞에 희망의 싹은 텄으나 더 큰 시련을 마주해야 할 때이다. 네프러스 일족의 불멸과 진화가 테오도어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아직 그 모습조차 알려지지 않은 12법칙이 어디까지 세상에 나와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우리는 현실의 악몽을 딛고 일어나 아무도 모를 승리를 일구어낼 것이다. 통제를 위한 통제가 인류의 역사에 얼마나 정당한 일인지는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다시 한 번 바른 일에 도전한다. 행동의 믿음에 깃발을 세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